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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 시점에 다시보는 정봉주의 미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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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K 문제로 감옥살이까지 한 정봉주가 이명박이 구속된 후 정계진출을 야심차게 준비할 때 미투가 터졌다. 



2018년 3월 7일 프레시안은 여성 A씨가 정봉주에게 2011년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보도하였다. 그런데 프레시안의 보도는 신뢰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할 만큼 주장이 이리저리 바뀌었고 그나마 내밀었던 증거들 마저도 확실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피해자가 곧 증거"라는 식으로 주장하며 시간대를 특정하지 않아 당일 정봉주의 전체적인 동선을 중심으로 알리바이 게임 양상으로 흘러갔다.


그런데 정작 A씨나 프레시안과 무관한 다른 인물에 의해 특정 시간대가 지목되었다. 이후 이 시간대에 대한 많은 추가 보도와 반박, 기자회견, 사진자료를 포함한 방송이 이루어졌으며 상황은 사진이라는 물적 증거를 통해 반론을 제기하였던 정봉주에게 매우 유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정봉주는 알리바이를 내세워 호텔에 간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프레시안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하며 강력한 반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런데 정봉주의 성추행 의혹이 무고인 것으로 굳혀져 가던 와중인데도 민주당은 '프레시안과의 문제를 깨끗하게 매듭지은 뒤에 돌아오라'는 뜻에서 그의 복당을 불허하였다. 이에 정봉주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한 여론의 반발이 컸다. 차후 진짜 피해 주장자인 A씨가 당일 5시 이후라는 다른 시간대를 내세웠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차후에 반전이 일어났다.


3월 28일 SBS모닝와이드에서 정봉주가 렉싱턴 호텔에서의 카드내역을 발견하고 고소를 취하한 것을 보도한다. 당일날 문제의 호텔에 들른 적도 없다는 주장과는 달리, 당일 오후 6시경 그 문제의 호텔에서 카드를 결제했던 내역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여론이 뒤집어진 것이다. 호텔에 가지도 않았다는 주장의 전제 조건이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봉주 측이 다시 코너 끝에 몰리게 된 것이다.


결국 정봉주는 본인 SNS를 통해 프레시안 측에게 냈던 소송을 취하하였고 정계에 복귀하지 않고 자연인으로서 살겠다는 뜻을 밝히며 정계 은퇴 의사를 밝혔다. (나무위키 참조) 




그리고 2019년 10월 25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무고와 명예훼손 뿐만 아니라 성추행 혐의 또한 인정되지 않았다.


아래는 이 재판의 판결문(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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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A는 이 사건 성추행 무렵 자신의 존재감이나 자존감을 높이려고 친구나 지인들에게, 사실은 그런 일이 없었음에도 피고인과 개인적으로 만났다거나 가까운 관계라고 표현하거나 자신이 피고인의 책 쓰는 일에 일조하고 있다는 등의 말을 하고 다니는 등으로, 유명 정치인인 피고인과의 관계를 과장하는 일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성추행 중 강제포옹과 입맞춤 내지 입술 스침 부분에 부합하는 피해자 A의 진술은 앞서 이미 본 것처럼 상황과 필요에 따라 서슴없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를 신용할 수 없었다.


나아가 실제로 키스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이상, 얼굴을 들이민 행위에 키스를 하려는 의도와 목적이 있었는지는 이를 판별하기가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니다. 피고인은 직업상 일반인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스킨쉽을 나누는 대중정치인이고, 당시 피해자 A에 대하여 지지자로서 수감 직전에 있던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귀한 시간을 내준 데 대한 고마움과 감사의 표현에서 뜨겁게 포옹하는 과정에서 울컥하여 고개가 흔들리면서 얼굴이 앞으로 숙여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즉, 피해자가 평소 언행에 거짓이 많고 진술이 자주 바뀌어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 키스를 한 것이 아니고, 상대방의 의도와 목적을 판별하기 어렵다는 점도 반영되었다. 이는 단순히 무고와 명예훼손 뿐만 아니라 성추행 혐의 또한 인정되지 않았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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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은 무려 7년 전의 일을 미투 의혹으로 보도하였고, 갑작스러운 보도에 정봉주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였다. 난 며칠 전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어디로 갔는지의 기억도 가물하다. 그런데 7년 전의 특정한 날을 어떻게 제대로 기억할 수 있을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성추행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증명하기 어렵고 피해자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하였다. 미투 피해자임을 자처했던 그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에 대해 아무도 관심을 가족 있지 않고, 그로 인해 어떤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도 없다. 

 



그런데 이 일로 정봉주는 어떻게 되었는가? 

그는 그렇게 바랐던 민주당 복당을 하지 못했고, 서울시장도 출마하지 못했다. 

정치적으로 완전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다. 게다가 아직도 성추행범이라는 딱지 붙어 있다. 

사람들은 그가 무죄 선고를 받았다는 것도 알지 않는다. 

그가 성추행 의혹을 받을 때는 하이에나 때처럼 달려들던 언론들이 그의 무죄에 대해선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열린민주당을 창당하면서 재기를 노렸지만 선거결과에 책임지고 최고의원직을 사퇴하였다. 


우리나라는 청산해야 할 적폐들이 참 많다. 

그 중에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이 바로 언론 개혁이라 생각한다. 

이번 국회에서 언론이 잘못된 보도를 했을 때 그 책임을 제대로 물을 수 있는 법이 속히 만들어지길 바란다. 언론이라도 가짜뉴스나 잘못된 보도, 조작한 보도를 했을 때는 이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알거리 운운하며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 책임감을 갖지 못한다면 그걸 어떻게 언론이라고 인정할 수 있으며, 그런 언론을 법적으로 보호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故 박원순 시장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