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이 조선족에 선거권 발급을 명령, 팩트체크 해봤다
지난 주말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 로고가 박힌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급속도로 퍼졌다. 제목은 "긴급속보: 2020년 3월 7일 0시를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 행정명령으로 조선족은 1개월만 거주하면 주민증, 선거권 발급(종합2보)"이다. 긴 제목을 요약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헌법에 부여된 대통령의 권한인 제76조 1항 긴급 명령을 통해 조선족, 즉 중국동포에게 선거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된다. 기사 형식을 빌린 이 글의 결론은 "이로서 다가오는 김일성 생일과 겹치는 날짜인 4.15 총선에서 조선족이 선거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되었다"이다.
노컷뉴스가 이에 대해 팩트체크를 했다. (https://news.v.daum.net/v/20200309181205523)
결론은 역시나 가짜뉴스, 이것이 왜 가짜뉴스인지 하나씩 살펴보자.
1. 우선 대통령의 긴급 명령은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라는 전제를 필요로 하며 특히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한다. 그래서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주기 위한 대통령의 긴급명령은 전제 조차 틀렸다. 그리고 2월 임시국회는 오는 17일까지 열리기 때문에 긴급 명령의 기본 요건을 채울 수가 없다.
2. 선거권 발급이라는 내용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국내 거주 외국인은 지방선거 투표권만 가질 뿐,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는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지난 2005년 개정된 공직선거법 15조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이 부여받는 참정권은 18세 이상의 영주권 체류 자격 취득 후 3년이 지난 이들에게 적용된다. 다만 이 선거권은 지방선거에만 해당된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외국인이라고 해도 총선이나 대선에서는 유권자가 될 수 없다. 지방선거에 한정해서 보더라도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들의 표심이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외국인 선거권자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외국인들이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한 2006년 지방선거 때는 유권자가 6700여명이었지만, 2018년 지방선거 때는 10만명을 넘겼다. 그러나 투표율은 반대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35.2%를 기록한 이후 4년 뒤에는 17.6%로 반토막이 났다. 가장 최근인 2018년 때는 13.5%로 더 낮아졌다.
4. 왜 이 시점에 저런 명백한 가짜뉴스가 유포된 것일까? 심지어 외국인들의 투표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상태다. 지난 2일 올라온 중국인 영주권자의 지방선거 투표권 박탈에 관한 청원은 게재 7일 만에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며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5. 결국 중국인 입국금지 논란에서 촉발된 '중국 혐오' 정서가 '차이나게이트'를 거쳐 중국인에 대한 가짜뉴스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가짜뉴스가 '코로나19'와 결합해 더 악질적으로 유포된 것이다.
'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출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붙인 '브랜드K'는 무엇인가? (0) | 2020.03.26 |
---|---|
N번방 '박사방'의 운영자의 신상을 공개합니다 (0) | 2020.03.23 |
신종코로나 아산 격리수용자에게 정부 대책이 어땠냐고 물어보니 (0) | 2020.02.04 |
[팩트체크] 검역직원들은 왜 이렇게 부족하게 되었는가? (0) | 2020.02.04 |
아산 입소자가 참지 못하고 올린 글 (0) | 2020.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