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일본 요코하마 시장 선거 최종결과(투표율: 49.05%[+11.84])
야마나카 다케하루(국민민주당 외 호헌 야권): 33.59%
오코노기 하치로(자민당 스가파-공명당 지원): 21.62%
하야시 후미코(자민당 아베파 지원): 13.06%
다나카 야스오(오사카 유신회 출신): 12.92%
마쓰자와 시게후미(일본유신회 출신): 10.76%
기타 무소속 후보들: 8.05%
야마나카 다케하루 야권연합 후보 11.97%p차로 당선
스가 총리 타격,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 구도 불확실
1. 지난해, 아베 신조-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필두로 한 자민-공명 일본 내각은 크루즈 장기 격리, 아베노마스크와 같은 여러 논란을 일으킨 정책과 고 투 트래블과 같은 잘못된 캠페인으로 인한 코로나 감염 폭발 때문에 지지율 폭락이 이어지며 큰 위기를 겪었다.
이후 총리 교체와 문제되는 캠페인들을 취소하고 대대적인 검사와 방역 조치를 취하면서 지지율 문제가 일부 해소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대내적 중도, 대외적 강경 우파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나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지사 같은 지역 기반 정당 유력 인사들이 떠올랐다.
2. 오사카부지사가 소속된 일본유신회는 20년 11월 오사카 주민투표를 통한 오사카도 구상 통과가 무산되고 오사카 내 감염이 확산되면서 책임론이 커지며 지지율 상승 모멘텀을 획득하는 것엔 실패했지만,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재선에 성공하면서 평화헌법 개헌 야권의 거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7월 치러질 도쿄도의회 선거에선 기존 여당이자 소속정당인 도민퍼스트회와 미묘하게 거리를 두면서 차후 자민당 입당을 통한 총리루트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토사구팽 논란이 벌어졌다.
이미 17년 총선에서 야심차게 창당한 희망의 당이 호헌 야권 배제 발언과 고이케 불출마로 인한 시민들의 실망 때문에 사실상 참패하자, 즉각 손절하며 대규모 탈당 사태를 촉발해서 일개 정치단체로 전락해버린 전례가 있기 때문.
게다가 2017년 희망의 당 창당으로 인한 전국 노선 충돌과 도정 운영을 두고 벌인 대립으로 인해 공명당과의 지역 단위 연정도 붕괴되며, 여소야대 구도 발생뿐만 아니라 창가학회 고정표도 상실하. 여기에 더해 풀뿌리 지역 정당이던 도쿄생활자네트워크도 연정에서 떠나갔다.
3. 기존 제1야당이었던 민진당에서 탈당한 호헌 야권은 17년 총선에서 에다노 유키오의 입헌민주당을 필두로 기사회생 하는데 성공했으며, 이후 희망의 당 탈당파가 주축이 된 국민민주당(대표 등 일부는 분당 후 재창설)과 오자와 이치로, 노다 요시히코 같은 여러 야권 군소정당과 무소속들을 흡수하며 중의원에서만 110석이 넘는 확고부동한 제1야당 위치를 굳혔다.
4. 공산당 역시 풀뿌리 고정표를 중심으로 나름의 입지를 굳혀 나갔으며, 야마모토 타로의 레이와 신센구미 또한 19년 참의원 선거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2020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도 상당한 고정표를 보이며 차후에 대한 기대를 올렸다.
5. 반면, 한 때 제1야당이기도 했던 사회민주당은 친북논란으로 인한 하락세를 아직도 이겨내지 못하고 존재감을 급속도로 상실한 끝에 소속 정치인들이 입헌민주당 등으로 탈당하며 존폐 위기에 몰렸다.
6. 이러한 상황 속에서 4월 25일 양원 재보선이 벌어진 결과, 3곳(중의원: 홋카이도 2구/참의원: 나가노, 히로시마) 모두 호헌 야권 후보들이 전승을 거두며 스가 내각을 위기로 몰아갔다. 이 중 두 곳은 자민당 소속 의원들의 비리 및 부정선거 연루 혐의로 인해 벌어진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코로나로 인한 입헌민주당 의원 사망이 원인이었던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준 걸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 책임론을 명분으로 홋카이도 공천을 포기하고 집중했던 텃밭 히로시마 마저도 4.43%p라는 적지 않은 격차로 패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이 만만치 않았다. 야권 연대가 전국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자민-공명을 합쳐도 과반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7. 상황이 이렇게 되자 스가 내각은 조기 총선 카드를 함부로 쓰지 못하게 됐으며, 7월 4일에 있을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선거일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고이케 도정에 대한 공세를 펼치던 자민-공명 연합이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자, 자신감을 얻은 스가 내각은 올림픽 유관중 개최를 강행하며 가을 총선에서의 상승세를 확보하려고 했다.
그러나 도쿄도의회 투표함을 열어본 결과, 도민퍼스트회가 출구조사에서의 대선전에 기반하여 31석으로 기존 예상치의 더블스코어로 대선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반면에 단독 60석까지도 내다봤던 자민당은 40석은커녕 고작 33석에 그치며 한 때 제1당마저 실패할 위기에 몰렸다. 이는 자민당의 도쿄도의회 선거 역사상 둘째가는 참패. 심지어 도쿄의 대표적 부촌인 시나가와에선 무리한 공천으로 자민당이 전멸할 정도다.
여기엔 고이케 지사의 막판 지원 유세와 정부의 백신 배부가 원활하지 못한 것에 의한 불안감, 올림픽발 확산 우려, 감염 폭발의 최대 책임자인 스가 내각보다는 낫다는 부동층 도쿄도민들의 결론, 폭우와 자민당 연성 지지층 이반으로 인한 낮은 투표율, 그리고 아소 부총리의 고이케 도지사 입원 당시에 자업자득 운운하는 망언이 영향을 줬던 것으로 보인다.
8. 한편, 공명당은 출구조사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전원 당선 불가 가능성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마음을 정했던 창가학회발 조기 투표가 출구조사에서 크게 반영되지 못한 사전투표에서 쏟아지면서 전 후보 당선이라는 대성과를 거두며 연립정당인 자민당과는 달리 이번 선거의 확고부동한 승자가 되었다.
9. 호헌 야권으로 분류되는 공산당과 입헌민주당은 한 때 여론조사 선전에 기반하여 2, 3위를 노렸으나 도민퍼스트와 공명당의 예상 밖 대선전 때문에 의석수가 크게 늘어난 4, 5위에 그침에 따라, 차후 총선에서의 선거 연대가 필수적이라는 과제가 생기면서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아쉬움을 갖고 선거전을 마치게 됐다.
10. 반면에 레이와 신선조는 야마모토 타로 당대표의 인기가 떨어지며 전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게 되어 호헌 야권 내에서의 지분 하락과 표 갈라치기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려워졌다. 레이와 신선조와 함께 19년 참의원 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타치바나 타카시의 폭풍의 당(구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역시 이번엔 별다른 성과를 내진 못했다.
11.개헌 야권으로 분류되는 일본유신회 역시 오사카에서의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도쿄 중도층의 대안 자리를 두고 도민퍼스트와 경쟁한 끝에 아쉬운 성적표와 확장성 문제라는 고민거리를 안고 가게 됐다.
12. 총선의 전초전 격인 재보선과 도쿄도의회 선거 결과가 이렇게 됨에 따라 도의회 연립 과반에도 실패한 스가 내각의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됐으며, 가을에 있을 중의원 선거에 대한 자민당 내 우려가 높아진 나머지 총리교체론이 대두되고 있다.
적어도 각종 선거(16-17 도쿄도 선거 제외)에서만큼은 연전연승을 거두었던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다방면에서 비교하며 스가 총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아베 전 총리의 “올림픽 반대파는 반일주의자” 발언 등이 자민당으로부터 중도층을 멀어지게 했다는 역공세도 나오는 중.
그로 인해 스가도 아베도 아닌 자민당 내 차기 총리 대신 후보군으로 시민들에게 비교적 인기가 높은 고노 다로, 기시다 후미오 등이 주목받는 상황입니다. 반면에 선거 최대 승자 중 하나가 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도 호헌 야권과 자민당 모두에 불만을 품은 보수파의 대안으로 재부상하며 그 존재감이 확고해지고 있다.
13. 그 이후 7월 18일 치러진 효고현지사 선거에선 자민당 중앙당과 일본유신회의 지원을 받은 사이토 모토히코 후보가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의 지원을 받는 부지사와 공산당 지원 후보를 두 자릿수 차 이상으로 여유롭게 누르며 일부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당선자가 유신회 성향이 더 강한 편인 데다, 자민당 지역당 다수파는 오히려 중앙당의 후보 지원 결정에 반기를 들고 부지사 편에 섰으며 현 의회는 여소야대 구도가 되어버리는 등, 자민당 중앙과 지역 사이의 균열이 드러나버렸다.
14. 이러는 사이 올림픽 시즌이 다가오자 스가 총리는 마침내 출구가 보인다며 방역 상황 호전과 유관중 올림픽을 호언장담했으나, 코로나 감염 악화로 올림픽 직전에 갑작스럽게 도쿄에 4차 비상사태를 발령하고 무관중 올림픽 결정을 내림에 따라 사태 안정과 경기 활성화를 기대했던 일본 국민들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주고 말았다.
그 결과, 교도통신(35.9%)과 ANN(29.6%), 아사히(31%), 마이니치 신문 여론조사(30%)에서 스가 내각 출범 이래 최저 지지율을 찍었으며, 지지통신 여론조사(29.3%)에선 2012년 자민당 재집권 이래 사상 처음으로 20%대로 추락하는 등, 민심이반이 극명히 드러나며 총리 조기 교체론이 떠오르고 있다.
가을엔 반드시 중의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올림픽과 같은 거대 행사가 더 이상 지지율 반전의 계기만이 아닌 감염 폭발로 인한 민심 악화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야권의 표면상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샤이 야권표 출몰 확률이 높아지면서 자민당 단독 과반을 가리키는 경우의 수는 점점 줄어드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공명당이 과반 확보 캐스팅 보트를 쥐어 내각에 여러 대신을 배출하거나, 가능성은 낮지만 자민-공명 과반도 실패할 경우 유신회가 중의원 과반을 좌지우지하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회의론자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어 올림픽 개최에도 불구하고 대회 초반엔 민심의 반향이 나타나지 않아서 오히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개회식 직후인 7월 23-25일 진행된 닛케이 조사에선 내각 지지율이 9%p나 폭락하며 또다시 집권 이래 최저치를 갱신하고 말았다.
일본 대표팀이 성과를 거둔 대회 후반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스가 총리는 총선 직전 선수교체를 종용하는 당 내 압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폐막식 직전까지 일본 출전 선수들의 분투로 메달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며 올림픽에 대한 일본 시민들의 의견이 호의적으로 바뀌었으나, 스가 내각에 대한 평가는 올림픽 중 감염 확산 등에 의해 오히려 싸늘해지면서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가속화됐다.
그 결과 JNN조사에서는 무려 10.1%p나 폭락하며 30%대 지지율이 붕괴 직전에 몰렸으며, 아사히 조사에서는 20%대로 추락하면서 스가 총리 연임에 대한 지지의사를 재차 밝힌 자민당 내 주요 파벌들(니카이, 이시바)과 국민여론 간의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ANN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3.8%p 하락하며 25.8%까지 떨어졌다.
15. 이후 8월 22일 치러진 일본 인구 제2도시 요코하마 시장 선거에서도 스가 총리의 최측근이던 8선 의원 오코노기 하치로(가나가와현 제3구)가 야권 후보에게 무려 두 자릿수 차 이상으로 패하면서, 결과가 일찌감치 정해진 것처럼 보였던 자민당 총재 선거에도 지각변동 기미가 보이는 중이다.
야마나카 다케하루 후보는 한 때 이지메 논란이 일면서 위기를 겪었으나, 지역 시립대 의학부 교수로서 일하며 코로나19 백신 관련 연구에 종사했던 경력을 강조하여 코로나 사태 대응력에 관한 시민들의 믿음을 사는데 성공하고, 야권 지지층(입헌민주당-공산당-사민당+a)의 대대적인 결집을 이끌며 값진 승리를 일궈냈다.
여기에 더해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현 총리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아베와 친하던 하야시 후미코 요코하마 현직 시장이 자민당 일부의 지지를 받아 따로 출마한 것에 이어, 유신회 출신의 우파 시장 후보가 두 명(전직 나가노현지사, 전직 가나가와현지사)이나 따로 나온 것도 표 분산에 결정적 패인으로 작용했다.
결정타로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 리조트 요코하마 유치에 자민당이 지속적으로 찬성해온 것이 역풍을 일으켜, 54%에 달하는 카지노 반대측이 야권연합 후보에게 대대적으로 결집하게 만들었다.
16. 요코하마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이번 시장 후보의 아버지였던 오코노기 히코사부로의 후원을 받아 시의원으로 정계 입문했으며, 한 때 시장과 함께 시정을 사실상 지휘했을 정도로 텃밭이었던 곳인 만큼, 패배로 인한 정치적 타격은 상상 이상이다.
요코하마에 위치한 총리 지역구(가나가와현 제2구) 사수 가능성에도 조금씩 의문이 제기되고 스가 총리가 수 시간 동안 침묵을 지키던 가운데, 기존에 스가 총리를 지지하며 경선에서 뒤로 물러나려 했던 자민당 내 차기 주자들과 파벌들 사이에서 크나큰 동요와 함께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적 인기가 높은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의 출마를 종용하는 목소리가 당 내외에서 들려오고 있으며, 손꼽히는 차기 유력 주자인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총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하는 등, 스가 총리가 지리멸렬한 상대 후보군과 겨룬 끝에 압승이라는 손쉬운 결과를 더 이상 얻어내기 힘들게 됐다.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주간문춘 등에서 나오는 루머들이 만에 하나 현실화될 경우, 스가 총리는 총재 선거는 고사하고 9월 안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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